시작부터 추가요금
정말 오랜만에 호치민을 찾았다. 현지 법인장으로 나간 친구, 그리고 예전에 내가 직접 채용했던 베트남인 개발자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시작부터 운이 따르지 않았다. 공항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비행기 표 한 장을 날려버린 것이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라 애써 털어내기로 했다. '그래, 표 한 장 더 사는 셈 치자'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내심 대한항공이라면 표를 놓친 고객에게 조금 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결과는 냉정했다. 편도 가격으로만 약 70만 원을 추가 결제해야 했다. 내가 결제한 왕복항공권이 총 30만원 가량인데 ㅋㅋ
물론 늦은 내 탓이 가장 크지만, 막상 비행기에 올라타니 자리가 텅텅 비어 있는 것을 보고는 묘한 아쉬움이 남았다. 이런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해 주는 정책이 있었다면 대한항공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을 텐데. 살면서 처음 겪어본 노쇼상황이었으니,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하는 게 속 편할 듯싶다.
비행기 뒷좌석으로 갈수록 빈자리가 많아지자, 승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좌석 손잡이를 올리고 이른바 '눕코노미' 대열에 합류했다. 나 역시 자연스럽게 그 행렬에 동참해 나만의 70만원짜리 눞코노미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눈을 뜨니 어느새 호치민이었다.
패스트트랙 입국수속
베트남 입국 시 항상 추천받는 것이 바로 '패스트트랙'이다. 정확히 어떤 구조로 운영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심사장으로 가는 길에 예약한 업체 직원에게 여권과 티켓을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이른바 '외교관 전용'이라 적힌 통로로 안내받아 줄을 서지 않고 바로 통과할 수 있다.
사실 패스트트랙 없이 입국해 본 적이 없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는 체감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도 '신도트립'에서 구매한 서비스 덕분에 막힘없이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역시 시간과 편리함은 돈으로 사는 것이 진리인가 싶다.
호치민 7군, SKY89
탄손넛 공항 입구에서 몇 개월 만에 만난 친구는 무척 반가웠다. 우리는 그랩을 불러 친구의 숙소가 있는 7군 스카이89(Sky89) 아파트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소문대로 굉장한 고급 아파트였다. 널찍한 방과 두 개의 화장실, 그리고 옥상에 잘 관리된 수영장과 헬스장까지 갖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친구는 바로 자주 시켜먹는 맛집에서 쌀국수를 주문했다. 배달시킨 쌀국수와 고기 꼬치를 안주 삼아 밀린 이야기를 풀었다. 각자 맡은 법인과 조직에서의 역할, 그리고 현재 직면한 어려움과 극복 과제들을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발소: 머리 빼고 다 해주는 베트남식 '풀코스 케어'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친구랑 이발소로 향했다. 베트남의 이발소는 참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이발소'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정작 이발소인데 머리는 자르지 않는다. 대신 면도와 얼굴 솜털 정리, 샴푸, 그리고 하이라이트인 귀 청소까지 그야말로 몸 관리의 '니치(Niche)한 영역'들만 모아놓은 베트남만의 특화 서비스다.
전문가의 손길에 얼굴과 귀를 맡기고 있으면, 평소 놓치고 살았던 미세한 부분들이 정돈되는 기분이 든다. 정성스러운 관리를 한 번 싹 받고 나니 어제의 피로가 씻겨 나가는 듯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깔끔해진 모습으로 곧장 근처에 있는 '디 마이(Di Mai) 레스토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호치민에서도 세련된 베트남 가정식을 선보이기로 유명한 곳인데, 기대만큼이나 맛이 정말 기가 막혔다. 아니 어떻게 이게 입맛이 서로 맞을까?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과거에 내가 직접 채용했던 개발자 아잉(Anh)을 만나러 랜드마크 81(Landmark 81)로 향했다. 빈그룹(Vingroup)이 세운 이 거대한 마천루는 호텔과 쇼핑몰이 어우러진 호치민의 상징이다.
우리가 선택한 장소는 78층에 위치한 '블랭크 라운지(Blank Lounge)'. 예전에 방문했을 때 탁 트인 전망과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음료 가격에 반해 다시 찾게 되었다. 한국, 일본, 중국의 대도시와는 또 다른 사이공만의 매력이 있다. 굽이치는 강줄기와 끝없이 펼쳐진 도시의 풍경을 배경으로 하는 초고급 바(Bar)임에도 불구하고, 마음껏 주문해도 10만 원을 넘지 않는 가성비는 여전히 놀라웠다.
아잉이 오기 전까지 라운지의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그에게 설명할 자료를 정리했다. 아잉이 도착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바이브 코딩'에 필요한 세팅과 아이디어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특히 내가 한국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 어떤 방식으로 매끄럽게 협업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어졌다.
나의 목표는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마이크로 서비스들을 스스로 구축하고 실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세세한 사항을 매번 개발자들에게 일일이 질문하는 것은 효율적이지도 않고 미안한 일이기도 하다. 바로 이럴 때, 신뢰할 수 있는 개발자 친구의 조언이 절실한 법이다. 그 와중에 내 친구는 베트남에서 전개하려는 서비스를 바이브 코딩으로 구현하는데 하루 온종일 투자하고 있었다.
아잉과 대화를 마친 뒤, 우리 세 사람은 랜드마크 81 지하 푸드코트로 내려가 평소 접하기 힘든 라오스 음식점을 찾았다. 고슬고슬한 볶음밥과 풍미 가득한 카레를 앞에 두고, 어느덧 1년 만에 마주 앉은 반가움을 나눴다.
식사 도중 화제는 자연스럽게 각국의 '로컬 푸드'로 옮겨갔다. 그러다 문득 국경을 넘나드는 비위생 에피소드 배틀이 시작됐다. 베트남 길거리 음식을 만드는 분들의 손톱 끝에 낀 거뭇한 때에 대한 이야기부터, 한국 국밥집에서 사장님의 엄지손가락이 푹 담긴 채 서빙되는 국밥 썰까지.
"이게 바로 깊은 맛의 비결 아니겠냐"며 우스갯소리를 나누다 보니, 다소 비위가 상할 법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유쾌했다. 어디나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하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위생 썰'은 국적을 불문하고 최고의 안줏거리가 된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화려한 라운지에서의 진지한 대화부터 지하 푸드코트에서의 격의 없는 수다까지, 1년 만의 재회는 그렇게 웃음과 반가움으로 가득 채워졌다.
호치민 추천하는 장소
친구 덕에 호치민의 1군 내 핵심 구역은 돌아볼 수 있었다. 숙박비랑 택시비도 내지 않았으니, 밥값이라도 결제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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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키토리 TORIKI:
친구가 매일 퇴근 후 혼자 앉아 고독하게 사업 구상을 한다던 명소 방문. 비만 남자 둘이서 야키토리랑 맥주를 배터지게 먹었는데 8만원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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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스퀘어:
짝퉁 물건 사러 가고 싶을 때 가는 곳, 퀄리티는 현재 복귀해서 이태원 물건과 비교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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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시마야 백화점:
사이공 스퀘어에서 더워서 죽을때쯤 딱 들어가면 엄청 시원하고, 쇼핑할만한 다양한 브랜드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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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Land Spa:
사이공스퀘어 옆 마사지 샵, 깨끗깔끔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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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시티투어버스
한번 타면 40분 정도 걸림,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탈 수 있음. 추천
카메라 빛번짐 GEMINI로 줄인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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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타워 내 오피스 코비워크 방문
: LikeLion 남영훈 호치민 법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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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손넛 공항 출국수속을 밟고 ROSE Lounge가 내 더라운지 앱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기억에 출국장에 들어가서 왼쪽방향 제일 끝 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간단한 베트남 음식(밥, 치킨, 쌀국수, 과일 등)을 제공하고 칵테일이랑 음료를 제공하는데 화장실도 깔끔하고, 딱 1~2시간 정도 업무보기 좋았다. 추천
Thanks to 남영훈 킹갓 법인장, Fail Fast Low Cost 의 정신을 기억하며








































